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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테크

새옹지마, 이더리움 해킹 당함

by 바베큐빈☔︎ 2021. 10.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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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옹지마라는 사자성어가 있다. 복이 화가 되기도 하고 화가 복이 되기도 한다는 의미로 인생사 좋은 일이 있으면 안 좋은 일도 있다는 뜻으로 쓰인다.

신랑이 아는 사람이 카카오톡 해킹을 당해 카카오톡에 기록해 둔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털려 한 달 월급에 해당하는 금액이 사라졌다고 얘기하기에 혹시 나도? 싶어서 메타마스크 지갑에 접속했다. 그런데 이더리움 잔액이 내가 기억하는 숫자가 아니다. 내가 다른 지갑에 전송한 걸 잊은 것은 아닌가 싶어 거래 이력을 봤다. 어느 월요일 오전 6시 30분에 어디론가로 전송한 걸로 되어 있는 거다. 그것도 일주일이나 더 전에. 와중에 NFT는 그대로 있어 해킹당했다는 걸 깨닫기까지 꽤 걸렸다. 해킹당한 금액은 230달러. 한화로 약 26만원.
어떤 경로로 해킹되었나 싶어 찾아봤다. 처음엔 코인 에어드랍이나 이벤트 신청할 때 적는 지갑 주소가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에버노트 계정이 해킹당한 것이었다. 에버노트에 나오는 접속 IP 위치가 다 한국 서울, 경기도인데 어느 날만 캐나다 퀘벡에서 접속했다고 나오기에 날짜를 봤더니 이더리움이 사라진 날과 같았다. 허탈하고 화가 나서 에버노트에 당신네들 때문에 내가 해킹을 당했으니 결제한 연간 이용권은 환불하라고 메일을 보냈다. 쭈굴쭈굴해진 마음으로 집에 와서 나는 밥 먹을 자격이 없다고 자책하며 누워 있었는데 모르는 휴대폰 번호로 전화가 한통 걸려왔다. 퇴근 후에 오는 전화는 높은 확률로 업무상 문제가 생겼다는 연락일 때가 많아 영 달갑지 않아 퉁명스러운 톤으로 전화를 받았다.

나: 여보세요.
상대방: ㅇㅇㅇ씨죠?
나: 맞는데요
상대방: 오늘 ㅇㅇㅇㅇ청약 발표일인데 확인 안 해보셨어요?
나: 당첨되면 문자 오잖아요. 문자 받은 거 없었는데요.
상대방: 문자 안 가요. 직접 확인하셔야 돼요. 402동 1104호 당첨되셨고요.
나: 네????

전화를 받고도 믿어지지가 않아 청약홈에서 다시 조회해봤다. 내 이름, 생년월일, 연락처가 정확히 화면에 나와있었다. 우와! 우와! 왁왁왁!!!

지금 이렇게 대박을 터트리려고 내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까지 숱하게 삽질만 했나 보다. 과거의 시간이 마냥 헛되지만은 않았네. 올해부터 대운이라더니 35년 인생에 이런 날도 오는구나. 그날 밤 내내 지나간 어릴 적 시간이 흑백사진처럼 날아다녔고 동시에 가슴이 두근거려 제대로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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